

인간을 나무로 만드는 팬데믹이 나타났다!
※이 오디오북은 윌라가 독점적으로 계약하고 직접 제작한 윌라 오리지널 오디오북입니다.
* 윌라 사이파이컬렉션 : 매주 목요일 밤 자정, 6개의 주제 총 36개의 이야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두 개의 세계>는 도서 「2023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의 수록 작품입니다.
🌏 윌라 사이파이컬렉션 제 6구역, 디스토피아: <두 개의 세계>
★ 발현자의 수용 치료 시설 시설 관리자와 인공지능의 우정과 최후를 다룬 디스토피아!
★ “시의성과 더불어 소설적인 테크닉을 두루 갖춘 반가운 작품”_인아영(문학평론가)
「두 개의 세계」의 세계관은 인간을 나무로 만드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발병한 근미래로, 나무가 된 발현자를 수용하는 연구시설의 관리자와 그를 보필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 연구시설은 ‘돔’이라는 이름처럼 둥근 지붕을 가진 반구형의 건축 구조물로, 발현자를 돔에서 수용해야 하는 이유는 돔 바깥의 하늘이 오랜 시간 먹구름으로 뒤덮여 햇살이 비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무를 죽이지 않는 최소한의 빛을 공급하는 인공 태양의 하늘을 구현해 낸 연구시설 돔. 시간이 지날수록 돔 바깥에서 돔 안으로 발현자가 쏟아져 들어오고, 돔 안에 나무를 심을 공간이 부족해질수록 세계는 점점 멸망에 다다라간다. 물론, 돔 안이라고 해서 팬데믹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관리자들도 점차 나무가 되어갔고, 설상가상으로 돔 안에서 진행되던 치료 연구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돔 내부 또한 외부처럼 빠르게 무너져 간다.
「두 개의 세계」의 서사는 돔 안에 있는 화자와 돔 바깥에 있는 화자의 연인이 나누는, 상대방으로부터 언제 답장을 받을 수 있을지 헤아릴 수 없는 편지 교류 속에서 진행된다. 이렇듯 격리와 멸망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기나긴 기다림과 두려움 그리고 절망감은 어떤 기시감을 느끼게 만드는데, 그 느낌의 발원지는 당연하게도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일 것이다. “코로나 시대와 그때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조문”으로 보인다는 김희선 소설가와 “코로나19 사태, 기후 위기, 동식물권과 같은 동시대 사회 문제를 강하게 환기하는“ 그리고 ”시의성과 더불어 소설적인 테크닉을 두루 갖춘 작품”이라는 인아영 평론가의 말처럼, 이 작품은 인공지능에 대한 상상력만큼이나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애도의 상상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물며 “인류에게 있어서는 절멸일지라도 지구에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유익한 일이 아닌가 생각되는 식물적인 상상력”이라는 구병모 소설가와 “극단적으로 말해 인간에게나 종말이지, 행성 차원에서 보면 진화일지도 모”르게 만든다는 김성중 소설가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두 개의 세계」는 애도 너머에 있는 인류세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받은 청자라면 이 작품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민혁 지음 | 허블 출간 | 양여경, 손효경, 강영호, 최유재 낭독
인천에서 태어났다. 2016년 「바이러스」로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했고 2019년 「장례 葬禮」로 제39회 계명문학상(장르문학 부문), 2023년 「두 개의 세계」로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우수상을 수상했다.